호기심..

가진자의여유 1 127

 경북 김천에 사는 이정미씨(41.가명)는 시간이 나면 여행을 즐기는 '화려한 싱글'이다.

자영업을 하며 경제적 능력을 가진 이씨는 갸냘픈 몸매에 나름의 멋을 즐기는 탓에 동네에서는 콧대 높은 도도한 여자로 통했다.

2003년 초여름 동해 바다로 여행을 떠난 이씨는 강릉 경포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맥주를 시켰다.

여름의 낭만에 젖은 순간 옆 좌석 남자 손님들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강원랜드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자리가 없을 정도래" "카지노는 정말 엄청난가봐"

그렇잖아도 언론에서 자꾸 들먹이는 바람에 카지노에 관심이 있었는데 집에 가는 길에 카지노에 들리기로 작정했다.

이튿날 오후 강원랜드를 찾아 24만원짜리 방을 얻은 이씨는 뷔페로 저녁을 떼우고 카지노 객장에 들어섰다.

탄광촌 사북에 자리한 카지노는 이씨의 호기심과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규모와 시설이 훌륭했다.

더구나 현란한 조명과 신비한 슬롯머신의 기계음은 대박을 잡으라는 무지개처럼 느껴졌다.

생전 처음 바카라에 자리를 잡은 이씨는 1시간여 만에 50만원을 잃었다.

카지노 게임을 아는데 수업료를 지불했다는 생각을 한 이씨는 하루를 지내고 가볍게 고향으로 떠났다.

그러나 가게와 집에서 이씨는 간발의 차이로 돈을 따거나 잃었던 바카라 게임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담배를 피워 물어도 잠자리에 들어도 카지노의 환상이 계속 떠나지 않았다.

그래 다음주 다시 카지노를 찾았다.

이번에는 3시간도 안돼 300만원을 넘는 돈을 따버렸다.

가슴이 뛰고 기분이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다음주에도 몇 백을 따고 그 다음주에도 따고 그렇게 되어 1개월동안 1,700만원을 벌었다.

힘을 들이지도 않고, 짧은 시간에 생활비와 여행경비는 물론 두둑한 용돈까지 챙기자 이씨는 온통 내 세상이 된 느낌이 들었다.

"카지노는 무지 좋은 곳이구나. 사람들이 카지노를 도박장이라 비하하는 것은 잘못이구나"

고향에 와서 카지노에서 딴 돈으로 친구와 이웃들에게 인심도 쓰고 조카들에게 선물도 했다.

그러나 카지노 출입 1개월만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시 용돈을 벌려던 이씨는 불과 하룻만에 지금까지 번 1,700을 날렸다.

그리고 뚜껑이 열려 통장에 있던 돈까지 500을 추가로 밀어 넣었다.

"오늘은 도저히 승산이 없는가보다. 나중에 다시 복구하자"

일주일 후 수금한 돈과 비상금을 합쳐 1,000만원을 들고 도전했다.

그러나 계속 '브레이크 없는 벤츠'처럼 내리막길 이었다.

이웃에서 사업자금으로 돈을 빌리고 또 빌리다가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융자까지 받았다.

이제는 아예 카지노에 눌러 살았다.

애지중지 아끼던 빨강색 아반떼를 전당포에 맡길 때만 하더라도 본전을 찾거나 차를 다시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니, 확신했다.

그러나 본전의 환상은 사라지고 항상 올인이었다.

이후 카지노 노숙자가 되어 반지와 목걸이, 시계도 헐값에 처분하고 말았다.

전당포에서 만난 이씨는 "죽고 싶어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하며 담배연기에 한숨을 묻어 내뿜었다.

그리고 2004년 4월부터 카지노에서 이씨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계속>          

추천인 리스트
  • 몰빵
비추천인 리스트
  • 데이터가 없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몬트하임
온라인이건 오프건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