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끊을 수 있다 -23 [펌]

SUNCITY 0 38

아버지는 용달차를 모신다.




10년전만 해도 포텐샤 개인택시를 모셨던 아버지.





내가 대학 들어갈때.


'집안 전체에서 4년재 대학 들어가는게 니가 처음이다' 라고 하시며 엄청 좋아하셨던 아버지.



사실 아버지는 7남매중 장남이시기  때문에  내가 처음이라는게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내 사촌들은 그때  다  중.고등학생이나  애기들도 있었기 때문에..






하여튼 아버지는  나의 대학 등록금과  경주에 자취방을 구해주기 위해


그렇게 좋아하시던 개인택시를 포기하셨다.


그리고 집도 전세로 바꿨다.




그러다가 내가 카지노 때문에 사고를 치는 바람에 


전세도 빼고  농촌으로 이사를 했던 것이다.




힘들어 하시던 아버지가 불쌍해서 인지 



고모가 돈을 조금 주셨다.



주신 돈으로 2.5톤  중고 트럭을 하나 구입하셔서


그걸로 지금까지 용달 일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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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차가 안보인다.



'이 새벽에 일 나가셨나?'




갑자가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돈 없을땐 굽신굽신 앵벌이 짓 하고..


돈 좀 모이면  한방에 몇십만원씩  베팅하고..




그러다가 돈 따면  


1인분에 2만원이 넘는 소고기를  당연하듯이  먹어치우는 나..






그에 비해서.


화물을 싣고  몇시간 동안 운전해서 버는 돈이  고작 2~4 만원인 아버지..



너무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나란 인간이 밉다.






아침 8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멍하니 TV 를 보고 있는데 밖에서 차소리가 났다.




아버지가 오셨다.




"어디갔다 오셨어요?"


"어...   광주...   급하게 화물 보낼게 있다길래...





아버지는 초췌한 모습으로 세수를 하시고  밥을 드셨다.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숟가락도 제대로 못드신다.




하긴 화물차를 9시간 가까이.  그것도 한밤중에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셨으니..


손에 힘이 없으신게 당연하다..


다시 한번 고개가 숙여진다.




그냥..


같이 밥이라도 먹고 싶었다.


나도 국을 떠서  몇숟가락  먹는데   밥이 잘 넘어가질 않았다.





'아.. 정말 많이 늙으셨구나..'


백발이 다 된 아버지가  이토록 늙어 보일줄이야..




그런 아버지가..


몇십년간  모아오신 돈을 나때문에 다 날리시고..



내가 한방에 베팅하며  하찮게 느꼈던  돈 몇만원을 벌기 위해서


밤 새도록 운전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니 밥이 넘어갈 리가 없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밥을 잘 못드시는거 같아  물끄러미 쳐다봤다.



힘들어서인지 알았는데 


밥을 잘 못 씹으시는게 아닌가..






깜짝 놀라 물어봤다.


"어?  왜 못 씹으세요?"



아버지는 씨익~  웃어 보이셨다.


"나 .. 이빨이 하나도 없잖아...."






...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바로 방으로 들어와서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는 눈물을 흘렸다.



아니.. 피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치아가 하나도 없으셨다.


그 흔한 틀니도  하지 못하신 것이다.





돈 1~2백 만원이  아까워서


한참동안 밥도 제대로 못드시고 계셨던 것이다...





우는것을 멈추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막 소리를 질럿다.




동네 개 짖는 소리..


소 울음 소리..


모두 나에게는 슬프게 들렸다.




집 앞 조그만 텃밭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너무 분한 마음에  땅을 막 내리쳤다.




그렇다..  분했다.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나서 분했다.




치아가 다 빠진 아버지의 미소가 계속  아른거려서  미칠것만 같았다.




아버지가 뛰어서 따라 나오셨다.


밭에 주져앉아 있는 내게 오셔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괜찮다..   신경쓰지마라..    나이 들어 이빨빠지는건 당연한거다."



내 어깨를 두드려주시는 아버지..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다른말은 할 수없었다..    




그냥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것 밖에 나는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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