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끊을 수 있다 -마지막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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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중고등학교 시절에 지질이도 공부를 하지 않던 학생이었다.


맨날 술..담배..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싸움질이나 했던 나였다.





나는


대구시 북구 복현동이라는 곳에서 10년을 넘게 살았다.


초등학교때부터 고1때까지..






우리 아파트 옆에는 금호강이라는 강이 흐르고.


그 근처는 온통 숲이며 들..밭  돌산 그런것이었다.





얼마전 거기 가 보니   산을 다 깎아서 운전면허학원을  만들어 놓았더라..





하여튼 .


중학교때 나와 친구들은  돌산옆  가시덩쿨로 둘러싸인  밭에 아지트를 만들었다.


학교를 마치면 삐삐를 쳐서 모두 거기 모였다.


여자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으며...   밤엔 모닦불 피워놓고  야한짓거리도 했다.



밤엔 가시덩쿨과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곳이 정말 무서웠다.


아파트 경비들도 귀신나온다며 순찰돌기를 꺼려했고..


우리 어머니들도 절대 거기선 놀지 마라고 했던곳.



거기에 우리 아지트가 있었다.







거긴 야경이 정말 좋다.


낭떠러지 바로앞  계단식 텃밭에 앉아서  불을 피워놓고  하늘을 바라보면  엄청 많은 별들이 쏟아진다.




앞에는 금호강줄기가 흐르고 왼쪽에는 새로 지은 제 3 아양교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어떤 여자가 와도  감동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곳.



그 곳에서 나의 청소년기가 흘러갔다.






중3때 나는  내가 4년간 짝사랑해왔던  여자친구때문에 괴로웠다.


너무 너무 좋아했는데..



어느날  심심해서 그 아지트에 놀러갔는데..


나와 제일 친한 친구와 내 짝사랑이  ..



찐하게 키스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심지어는  가슴도 막 만지고..   아랫도리도 막 만지는 것을 나는 목격하고 말았다.






한동안 멍~ 했다.


삶의 의욕이 없었다.



내 제일 친한친구는  내가  그 아이를 짝사랑하는걸 알고 있었다.


배신인 것이다.






친구도..사랑도 모두 버려야했다.


김건모의 '잘못된만남' 이 그 후에  나왔는데  나는 꼭 내 이야기 같았다.






그당시 상당히 감수성이 풍부했던 나는  


며칠동안 제 정신이 아니었고..



결국.




어느 따뜻한 봄날 .


제3 아양교 위에서 자살을 결심한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하다.


그치만 그때는  정말 살기 싫었다..  살아야 할 이유도 모르는  사춘기였다.







난간 위에 서서 뛰어내릴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너 여기서 뭐하냐?"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너 여기서 뛰어내릴려고 하는거냐 지금?


"..................."





아저씨가 나를 뒤로 잡아당기셨다.


그 손에 끌려 내 자살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솔직히 그 아저씨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내가   뛰어내렸을지....


그건 나도 장담할 수 없다.. ㅎㅎ





그 아저씬 건너편 주유소에서 사장님이셨고.


나는 그 아저씨때문에  아버지에게 끌려가가야만 했다.






집에서 얼마나 맞은지 모른다.


지휘봉이라는..  선생님들이 칠판에  뭔가를 가리킬때  쓰는  길다란 나무로 맞았다.





한 30대쯤 맞았나?



아마 아버지는 10대쯤 때렸을 즈음부터 울고계셨다.


그때  아버지 눈물을 처음봤다..




그때서야  나는  내 인생이   나만의 인생이  아니란걸 처음 깨닳았다.


살아가면서 왜 효도를 해야되는 것인지도  그때 느꼈다.





그렇게 아버지가  슬퍼하셨던 모습을..


그때 보고 나는 지금 다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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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300만원을 뽑아서 아버지께 드렸다.


"아빠... 이돈으로 틀니하세요..."


"이거 어디서 났노?"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한번더 돈을 많이 따보고 싶어서    게임할려고 놔둔  돈이라고....


그리고 이젠 카지노 다신 가기 싫으니깐 필요없는 돈이라고..'  말씀 드렸다.





평소 카지노가지 안겠다고 말할때와는 


내 눈빛이 달랐는지..  아버지도 이내 순순히 돈을 받으셨다. 



"정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믿어보께..  아빠 실망시키지 마라.."


"네.."




사실 그런 말을 나는 여러번 들었었다.


마지막으로 믿어본다는 말..




그러고도 나는  번번히  카지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버지말씀이  뼛속 깊이 와닿는다.


왠지 이번엔 정말 마지막일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끊어 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아니 나는 무조건 도박을 끊을것이다.


나를 위해 한평생 희생해오신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나는 반드시  끊어야한다.




그렇게 나는 집에 다시 안착했다.


아는 사람이 게임관련사업을 하는데..  나는 거기서 일당을 받고 일하기로 했다.



다리가 완전히 나을때 까지 힘든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




바카라 줄 만나서 일당의 몇십배를 버는것 보다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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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다리를 절면서 다시 제3 아양교를 찾았다.




거기서 나는  지금까지  꿈꾸고 있었던 헛된 망상을 아래 금호강으로 던졌다.





한방에 많은 돈을 딸 수 있다는 생각.


잃을때도 있고 딸때도 있다는 생각.


운이 나빠서 돈을 잃었다는 생각...



모두 강으로 던져버렸다.




카지노란..  승률이 없는곳이다.


얼핏보면 49% 정도의 승률이 있어 보이는데..




결국엔 모든 돈을 다 가져다 바쳐야 하는곳이 카지노라는 사실을 나는 이제 안다.






사실  그 다리 위에서..


깜깜한 앞날이 걱정이 되어 내 몸뚱아리도 던지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결혼도 할것이고.


손주를  부모님께 안겨 드릴것이고..



열심히 일해서  아버지 트럭도 새로 하나 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작은 행복 하나 하나 느껴가면서 살아보자 .....'   두손을 불끈 쥔다.






멀리.......


옛날 내가 철없이 놀았던 아지트가 있던  자리가 보인다.




그 위에  이름모르는 새들이  유유히 바람을 가르며   놀고 있다.


얼마나 자유로와 보이는지...



'그래!   나도 이제 도박이라는  사슬에 묶여있지 말고..   


저 새들처럼 자유롭게 살아보자!'   속으로 다짐했다.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닌다.


무거운 짐을 싫은 트럭이  내 뒤를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새들이 주고 갔는지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 내 머릿결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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